[지오의 생각] 시위를 막은 게 아니라 자격을 심사했다
10월 24일 오후, 파리의 중심가는 비어 있었고 사람들은 도심을 감싸는 외곽 순환도로에 모였다. 포르트 이탈리에서 포르트 뱅센까지, 도시 경계를 따라 걷는 행진이었다. 같은 날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은 문을 닫았다. 프랑스 전역에서 두 번째 대규모 시위가 열린 토요일이었다. 발단은 일주일 전이다. 10월 17일 연료비와 물가, 낡은 학교 시설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열렸다. 학생과 노란 조끼(유류세 인상 반대에서 시작된 거리 운동), 노동조합이 함께했다. 대부분 평화로웠지만 일부가 상점을 털고 리모주의 시청사에 불을 질렀고, 경찰관 1,000명 가까이가 다쳤다.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는 몇 달 남았고 내년 봄 프랑스는 새 대통령을 뽑는다. 그가 10월 22일 내놓은 답은 노동조합이 주최하는 시위만 허용하고, 그 밖의 시위는 가능한 곳에서는 모두 금지하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보는 핵심은 여기다. 이번 주 프랑스 정부가 바꾼 것은 시위의 크기가 아니라 시위할 자격이다. 폭력이 문제였다면 폭력 혐의자를 잡으면 됐다. 그런데 정부가 먼저 손댄 것은 누가 거리에 나설 수 있는가였다. 파리에서는 그 기준이 하루 만에 뒤집혔다. 노조와 경찰은 목요일에 바스티유에서 나시옹까지 걷기로 합의했다. 금요일 저녁 그 경로가 금지됐고, 대신 도심을 비껴가는 외곽 도로만 허용됐다. 노조는 법원에 제소했지만 토요일 오전 기각됐고, 결국 외곽 길을 걸었다. 같은 사람들, 같은 날, 같은 요구인데 걷는 자리가 합법과 불법을 갈랐다. 판단은 도시마다 엇갈렸다. 마르세유 행정법원(국가의 처분이 위법한지 다투는 법원)은 주 전체 금지령을 일부 취소해, 17일에 사고가 없던 다섯 도시에서만 다시 걷게 했다. 리모주 법원은 밤사이 도심 집회 금지와 통행금지령을 멈춰 세웠다. 반대로 몽펠리에 법원은 금지를 유지했고, 좌파 정당 일곱 곳이 대통령의 지시 자체를 무효로 해달라며 행정 최고 법원에 낸 소송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비용은 대표자가 없는 쪽이 냈다. 경찰은 지난주 시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