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지오의 생각] 프랑스의 불은 예산표에서 시작됐다

143년 된 시청이 불탔다. 프랑스 중남부 소도시 리모주의 시청사다. 10월 17일 밤, 프랑스 전역에서 55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노동총연맹은 80만 명이라 했다. 체포된 사람은 2,400명이다. 부상한 경찰과 헌병은 1,000명이고, 피해를 본 매장은 1,500곳이다. 다음 날 마크롱 대통령은 "분노와 수치심"을 말했다. 나는 그 연설에서 다른 숫자를 봤다. 프랑스 정부가 국회에 낸 내년 예산안을 보면, 빚 이자로 740억 유로가 나간다. 학교에 쓰는 돈은 650억 유로다. 국방비 630억 유로보다 많다. 프랑스에서 가장 큰 지출 항목이 과거에 빌린 돈의 값이 되는 셈이다. 이자(빌린 돈에 붙는 값)는 아무도 쓸 수 없는 돈이다. 교실도 교사도 되지 않고 빌려준 사람에게 간다. 빚은 이미 나라 경제 규모의 119%다. 194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540억 유로를 줄이겠다고 했다. 교육 예산은 1.7% 늘었는데, 물가 상승률보다 낮다. 올해 프랑스는 교사 2만 5,000명을 뽑으려 했고 2만 4,351명을 채웠다. 나머지 자리는 빈 교실로 남았다. 회계감사원은 중학교 수업의 10분의 1이 교사 부족으로 사라진다고 본다. 그 빈자리에 학생들이 섰다. 시위는 지난달 고등학생들이 교사 부족을 항의하며 학교를 막으면서 시작됐다. 노동자와 시민이 합류하자 기름값과 생활비 문제로 번졌다. 여기서 짚을 게 있다. 이 사태를 '퍼주기 중독'이라고 부르는 시선이 있다. 한국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청년들 분노가 삼킨 프랑스, 퍼주기 중독 한국의 미래다"라고 썼다. 절반은 맞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많이 퍼줬다. 다만 받은 사람이 청년이 아니다. 돈은 연금과 이자로 갔다. 청년은 그 뒤에 남은 교실에서 담임 없이 수업을 받는다. 프랑스에서 연금은 손대기 가장 어려운 지출이다. 2023년 정부가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올리려다 몇 달간 시위를 맞았다. ...

2026년 10월 19일 해외 뉴스 요약

1. 신디 크로포드, 27세 아들 프레스리 별세에 "가슴 찢어지는 슬픔 원문 제목: Cindy Crawford 'beyond heartbroken' after death of son Presley at 27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지난 일요일, 27세 아들 프레슬리 거버가 9월 20일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거버는 캘리포니아의 한 재활 시설에서 사망했으며, 현지 경찰은 약물 과다복용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크로포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들의 다정함과 순수함을 기리며 비통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고인은 부모님과 누나 카이아를 남겼습니다. 2.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된 여성, 그 파란만장한 삶 담은 전기 출간 원문 제목: An extraordinary life: descendant welcomes biography of woman ‘gifted’ to Queen Victoria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헨리 러브조이 교수가 1851년 윈저 성에서 빅토리아 여왕에게 외교적 선물로 바쳐진 나이지리아 여성 사라 포브스 보네타의 삶을 다룬 새 전기문을 출간했습니다. 보네타는 나이지리아 남서부 분쟁 중 가족을 잃고 포로로 잡혀 영국 해군에 의해 영국으로 압송된 인물입니다. 이후 빅토리아 여왕의 보호 아래 교육을 받으며 사회적 지위를 얻었으나, 후손인 바요 랜들은 조상이 식민지 시대에 겪어야 했던 강제성과 복잡한 가족사에 대해 회고했습니다. 3. 캐나다 군기지 화재로 39명 병원 이송, 사망자 4명 신원 확인 원문 제목: Four victims named in Canada military base fire as officials say 39 people taken to hospital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캐나다 앨버타주 웨인...

[지오의 생각] 벽이 아니라 문이었다 — 그레이엄법을 끈 서명 하나

지난 16일 밤, 백악관에서 서명 하나가 이뤄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잘못한 나라에 벌을 주는 조치)를 상당 부분 면제하는 행정명령(대통령이 혼자 내리는 명령)에 사인했다. 시점이 절묘하다. 이 제재는 이틀 뒤인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마지막 이틀을 남기고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 사건의 핵심은 트럼프가 푸틴에게 굴복했다는 게 아니다. 미국이 러시아를 겨눠 만든 제재가 애초에 벽이 아니라 문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문의 손잡이는 안쪽에 달려 있었다. 법은 미국 상원에서 찬성 86표, 반대 11표로 통과했는데, 대통령에게 '면제할 권한'까지 함께 쥐여줬다. 트럼프는 지난달 그 법에 직접 서명했고, 한 달 만에 그 법을 껐다. 놀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게 매기라고 만들면서 안 매길 권리도 같이 준 법이었으니까. 꺼진 범위는 작지 않다. 러시아산 기름을 사는 중국·인도·튀르키예에 최고 100% 관세(다른 나라 물건에 붙는 세금)를 매기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중국·인도를 겨눌 압박 카드까지 스스로 내려놨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은행, 제재를 피해 몰래 기름을 나르는 '그림자 선단'을 겨눈 조치도 함께 멈췄다. 비판은 야당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의원은 "무책임을 넘어선 처사"라고 했고, 존 코닌 의원은 "린지는 경악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법의 이름은 지난 7월 갑자기 세상을 떠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그레이엄법'이다.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대러 강경파였던 사람이다. 이름을 빌려준 사람은 이미 없어서, 자기 이름의 법을 지킬 수가 없다. 그럼 왜 껐나.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경유(트럭과 배가 쓰는 기름)다. 미국 경유값은 지난달 말 갤런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1년 전보다 70% 가까이 올랐고, 트럭과 농기계와 배가 모두 이 기름으로 움직인다. 원인은 러시아가 아니다. 지난 2월 ...

2026년 10월 18일 해외 뉴스 요약

1. 이스라엘 정착민, 서안지구서 유럽 외교관들 공격 원문 제목: European diplomats attacked by Israeli settlers in West Bank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복면을 쓴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타이베 마을을 방문한 벨기에, 프랑스, 폴란드 및 가톨릭 교회 외교 사절단을 공격했습니다. 당시 사절단은 올리브 수확기 동안 빈번하게 발생하는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공격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 중이었습니다. 벨기에 정부와 이스라엘 국방군은 이번 습격을 규탄하며 조사를 촉구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번 사건이 여론 조작을 위한 캠페인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워싱턴포스트 사진기자에게 부상을 입힌 별도의 공격 직후에 발생했습니다. 2. 트럼프, 젤렌스키와 갈등 심화 속 러시아 제재 일부 해제 원문 제목: Trump waives several Russia sanctions as row with Zelensky intensifies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밤, 시행 예정이었던 대러시아 제재 조치들을 중단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행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지난 9월 의회를 통과해 러시아 경제와 고위 관료들을 겨냥한 것이었습니다. 이 결정으로 인해 미국이 제재를 무시하고 군사 지원을 철회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갈등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양국 정상은 최근 미국의 러시아산 디젤 수입 합의와 상호 비방전으로 인해 이미 긴장 관계에 놓여 있었습니다. 3. 김정은 여름 휴양지 인근서 50m 풀장·워터슬라이드 갖춘 호화 요트 포착 원문 제목: Photos show luxury boat with 50m pool and water slides near Kim Jong...

[지오의 생각] 국기를 든 청년을 연행한 나라 — 인도 '바퀴벌레당'의 5개월

16일 오후 4시 50분, 인도 델리의 카롤바그라는 동네. 서른한 살 아비지트 딥케가 집을 나서자 경찰이 곧바로 그를 차에 밀어 넣었다. 그는 인도 국기인 삼색기를 펼치고 있었다. 그에게 경찰이 한 말은 이랬다. 국기를 흔드는 건 불법이 아니지만, 허가받지 않은 행진과 군중 집결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 장면이 지금 인도에서 벌어지는 일의 본질을 정확히 보여준다. 정부는 상징을 금지할 수 없으니 절차를 금지하고, 시민은 절차를 어겼다는 이유로 연행된다. 시위의 이유는 유권자 명부(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의 공식 목록)에서 1억 3천만 명의 이름이 지워진 것이다. 일본 인구보다 많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죽은 사람과 이사 간 사람, 그리고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 3천만 명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말은 잘못 지워졌을 수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선관위는 실수로 지워진 사람은 다시 등록하면 된다고 한다. 다만 그 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나라가 아니라 시민 한 사람에게 넘어간다. 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불법 이민자 걸러내기'였다. 그런데 언론 조사단이 선관위가 쓴 컴퓨터 프로그램을 뜯어보니, 외국인이라고 표시하는 칸 자체가 없었다. 잡으려는 대상을 기록할 칸이 없다면 둘 중 하나다. 애초에 그게 목적이 아니었거나, 목적을 나중에 갖다 붙였거나. 여기서 짚을 게 있다. 이 시위를 이끄는 건 정당이 아니라 '바퀴벌레당'이다. 지난 5월 인도 대법원장이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했다. 그러자 미국에서 공부한 30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그럼 바퀴벌레가 되겠다'며 온라인 운동을 만들었다. 조롱을 정체성으로 바꾼 것이다. 모욕은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스스로 고른 이름은 사람을 모은다. 이 운동은 7월에 시험 문제 유출 사태로 교육장관을 사퇴시켰다. 모디 총리가 12년 집권하는 동안 대중 시위로 장관이 물러난 첫 사례다. 이제 그들은 선거관리위원장을 겨눈다. 정...

2026년 10월 17일 해외 뉴스 요약

1. 총기 무장 이스라엘 정착민, 과일 수확 농민 및 감시단 테러 위협 원문 제목: Gun-wielding Israeli settlers terrorise fruit pickers, observers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지난 금요일 서안지구 아부 팔라 마을에서 복면을 쓴 이스라엘 정착민 약 80명이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미국인 기자를 공격했습니다. 정착민들은 몽둥이와 총기를 사용해 지역 주민들의 핵심 생계 수단인 올리브 수확 작업을 방해하며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워싱턴포스트의 하이디 레빈 사진기자가 구타와 강도를 당했으나, 보호 장구 덕분에 심각한 부상은 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정부의 불법 정착촌 확대 정책으로 인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정착민 폭력 사태의 일환으로 분석됩니다. 2. 케냐, 에볼라 3번째 확진… 사망한 첫 환자와 연관성 확인 원문 제목: Kenya records third Ebola case, linked to first patient who died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케냐 보건부는 지난 금요일, 65세 여성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일종인 분디부교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하며 국가 내 세 번째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나이로비의 기존 확진자와 친인척 관계인 이 환자는 지난 10월 6일 격리 조치되어 현재 보존적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감염은 지난 5월부터 수천 명의 사망자를 낸 콩고민주공화국의 대규모 에볼라 유행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보건 당국은 지역사회 전파 증거가 없는 만큼 일반 대중으로의 감염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 오리건주 교사, 학교 습격자와 격투 중 총 든 아버지가 용의자 수차례 사격 원문 제목: Oregon teacher fought school attacker before armed dad shot suspect 'multiple...

[지오의 생각] 남의 손에 있던 스위치 — 한쪽만 지킨 휴전

지난 15일, 모스크바 남동쪽 랴잔의 정유공장(원유를 휘발유와 경유로 바꾸는 시설)에 불이 붙었다. 러시아 주지사는 격추된 드론 조각 때문이라고 했고, 우크라이나는 자기가 때렸다고 인정했다. 이 휴전은 한쪽만 지킨 휴전이었다. 한쪽만 묶는 규칙은 휴전이 아니라 요구다. 우크라이나는 사흘 동안 공격을 멈췄다. 협상 의지를 보이려는 것이었다. 그 사이 러시아는 발전소와 가스 충전소를 계속 때렸다. 키이우에서는 전기와 물이 끊겼고, 이줌에서는 33명이 다쳤다. 그래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시 때리기로 했다. 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유시설 공격을 막던 제한은 풀렸다. 이제 끝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짚을 게 있다. 이 제한을 건 쪽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에너지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두 나라는 그런 합의를 했다고 밝힌 적이 없다. 그런데 미국이 이 휴전을 원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11월 중간선거(임기 중간에 치르는 미국 의회 선거)를 앞두고 기름값이 급하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중동 기름이 지나가는 좁은 길)이 막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 값이 오르는 책임을 우크라이나에게 돌렸다. 그래서 압박의 방식도 달라졌다. 우크라이나가 쓰는 무기와 정보가 미국 손에 있으니, 그것을 잠그는 쪽으로 압박이 들어왔다. 미사일이 오는 것을 미리 알려주던 조기경보 정보가 끊겼다는 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이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가진 패트리엇(날아오는 미사일을 맞히는 방공 미사일) 요격탄이 바닥났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밤부터 스타링크(위성 인터넷 서비스)의 군사용 버전인 스타실드가 잠겼다. 드론이 시속 160킬로미터를 넘으면 연결이 끊긴다.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다. 시속 160킬로미터 제한은 그대로 무기 잠금장치다. 우크라이나군은 영상 전송이 막혀 표적을 찾지 못했고, 속도를 줄이다 러시아 방공망에 격추되기도 했다. 스위치를 쥔 사람은 머스크가 아니다...